본문 바로가기

삶과 나/나의 이야기

(111)
상선약수上善若水 ** ** * 겨울이 다 가도록 그는 어딘 가에서 떨어져 나온 나사못을 주워 모았다 소속에서 이탈한 버려진 것의 독백을 독백하며 빙빙 비틀린 고랑의 녹을 닦고 또 닦는다. 천천히 시들어가는 희망의 녹을 털어 내듯, 타고난 배역에만 충실했던 나사못과 그는, 갇힌 나무상자 안에서 같은 대본을 힐끗거리며 한통속이 되어갔다. 새 촉을 밀어내고 있는 춘란을 하루 종일 바라보다 역시 같은 대본을 들고 상자 속에서 나온다 나사못 하나쯤 빠져나가도 열리는 장롱과 나사못 한두 개쯤 빠져나가도 말할 수 있는 라디오가 의식의 뿌리부터 썩어가는 그루터기 같은 자신을 찍어 누르고 있다 반짝 한 방울의 눈물을 떨군다 그는 춘란의 새 촉이 보이지 않게 자라고 있는 줄을 모른다 겨울이 다 가도록 그는 소라껍질 같은 자신 속에서 나사..
굴비 ** ** * 수수밭 김메던 계집이 솔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왠 굴비여? 게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로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디. 또 웬 굴비여? ..
남한산성과 병자호란 ** ** 남한산성과 병자호란 돌아보기 오늘은 국제정세가 살얼음 위를 걷듯 살벌한 작금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누구보다 더 안민과 국익을 챙겨야 할 이때에 당의 명분만을 쫒는 극치를 보며 인조반정(1623년)으로 정권을 쟁취한 서인 일파와 왕 인조가 내정과 국제정세의 파악에 실패하여 변방의 오랑케로 여겼던 여진족이 세운 후금(청나라)에게 군사적으로 철저히 공략당해 임금은 삼배구고두레의 예를 홍타이지에 올리는 치욕과 백성과 조정의 사기를 땅에 떨어트린 병자호란의 슬픈 역사를 다산지석의 예로 살펴보자. 이와 같은 병지호란의 비극의 단초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623년 서인일파가 무력을 동원해 정변을 일으켜 당시 임금이었던 광해군을 쫒아내고 그의 조카인 능양군 ‘종’을 왕으로 옹립한 인조반정에서..
백악산(북악산) 돌아보기 ** 오늘은 옛 조선의 수도, 한양의 주산인 백악산(북악산,해산 ) 창의문(자하문)~숙정문 ~와룡공원 구간의 성곽을 따라 걸어보려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 코스를 택했습니다. ** * 경복궁역에 도착하면 3번 출구를 택해 올라가서 효자동 방향으로 올러갑니다. 약 600m 정도 올라가면 경복궁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좌측에 보이는 산이 인왕산 버스를 탈 때는 1020번이나 1712번 , 7022번을 탑승해야 합니다. 자하문 고개 즉 자하문(창희문) 올라가는 입구에서 내려야함으로 터널쪽 지나는 버스를 타면 한참 올라오게 됨. 도착해서 왼쪽을 보면 윤동주 문화괸 건물 입구가 보입니다. 아쪽으로 올라가시면 인왕산 등산(북쪽 능선)이 가능합니다. 산밑이 수성동 계곡있고, 서촌에 해당됨니다. 길을 따라가다가 수..
조영남의 그림대작 사건을 보고 ** 1988년 화개장터 ** 조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을 자신의 작품으로 팔았다가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5·사진)씨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5일 조영남의 그림 대작 관련 사기 혐의 선고기일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1심은 유죄, 2심은 무죄, 대법원도 무죄였다. *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모 씨 등이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 작업만 한 작품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5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2심은 “이 사건 미술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하는데 아이디어가 조씨 고유의 것”이라며 “송씨 등은 조씨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 그들..
삶의 지혜를 주는 신화 ** * 그리스 , 로마시대로 부터 전해 내려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 ‘하나’ 다모클레스(Damokles)는 기원전 4세기 전반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잔인한 군사 독재자인 그리스인 디오니시오스 2세의 측근이었던 인물이다. 어느 날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를 호화로운 연회에 초대하여 그가 늘 부러워하던 좌중의 중심 권좌에 앉혔다, 그런데 그가 앉은 좌석 바로 머리 위에는 한 올의 말총에 칼 매달려 있었다. 연회가 끝난 직 후, 좌불안석하던 다모클레스에게 디오니시오스가 연회는 충분히 즐겼는지 물었다, “칼이 떨어질까 봐 식사를 즐길 수가 없었읍니다”라고 답하자 “나는 그런 위험 아래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참주의 권좌가 '언제 떨어져 내릴지 모르는 칼 밑에 있는 것처럼 항상..
옛길 걷기 옛길 걷기 ** 같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걸어가는 두 사람의 마음 뿐 아니라 그러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이의 마음마저 흐믓하게 해 주는 일일 것입니다 바람이 불고, 들판의 풀잎들과 먼 산의 숲들이 그 바람을 맞아 초록의 춤을 출 때, 함께 길 떠나는 두 사람은 그 목적이 중요치 않을 것이다 여행이란 그렇게 특별한 목적이 필요한 것이 아니듯이 우리에 인생길도 어쩌면 그저 그렇게 함께 걸어가는 찰라의 순간이 의미의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길 떠나기 :“ 이원심 ” * “ 길 떠나기가 휴식으로 통하다 ” 요즘 유행하고 붐이 조성되고 있는 옛길 걷기의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속 들어 온다. 사실 길 떠남이란 만남의 설레임 , 그래서 짧은 밤도 불면에 지새우기 쉬은 헤어짐 , 한순간 이별일지라도 아쉬움을..
방하심 *** **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辨 辨者不善 知者不博 博者不知 聖人不積 旣以爲人己餘有 旣以與人己愈多 天地道 利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미더운 말은 꾸미지 않고 꾸민 말은 미덥지 못하다 착한 사람은 변명하지 않고 변명하는 사림은 착하지 못하다 깊이 아는 사람은 박식하지 않고 박식한 사람은 깊이 알지 못한다 성인은 쌓아 두지 않고 텅 비워 남을 위했건만 자기는 남아 돌고 텅 비워서 남에게 주었건만 자기는 더욱 많아 졌다 하늘의 도는 이로울지언정 해롭지 않고 성현의 도는 베풀지언정 다투지 않는다 ** ** 성인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어서 虛無로서 体를 삼고 無爲로서 用을 삼는다. 고 한다 노자 철학은 모두 “道”라는 한 글자에 있다 노자는 우주의 본원은 도이고 , 천지만물은 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