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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나/나의 이야기

옛길 걷기

옛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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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걸어가는 두 사람의 마음 뿐 아니라

그러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이의 마음마저

흐믓하게 해 주는 일일 것입니다

 

바람이 불고,

들판의 풀잎들과 먼 산의 숲들이

그 바람을 맞아 초록의 춤을 출 때,

함께 길 떠나는 두 사람은

그 목적이 중요치 않을 것이다

 

여행이란 그렇게

특별한 목적이 필요한 것이 아니듯이

우리에 인생길도 어쩌면

그저 그렇게 함께 걸어가는 찰라의 순간이

의미의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길 떠나기 :“ 이원심 ”

*

“ 길 떠나기가 휴식으로 통하다 ”

요즘 유행하고 붐이 조성되고 있는

옛길 걷기의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속 들어 온다.

사실 길 떠남이란

만남의 설레임 ,

그래서 짧은 밤도 불면에 지새우기 쉬은

헤어짐 , 한순간 이별일지라도 아쉬움을 동반하는,

이란 裏面의 의미가 교차되는 말이다.

 

“올레길, 둘레길, 바우길, 세재길, ..”

제주, 지리산, 강원도, 경상도 ,남도 갯길 등

이 중 친숙한 단어는

제주 올레길과 문경 세재길이다

올레길 260km란

맞는 말이기도 하고 과장된 말이기도 하다

마을(마실, 마슬)길은 샘이 솟는 해변에 따라

형성된 마실과 마슬, 이웃집으로 통하는

자갈과 모래로 지형에 맞게 만든 것이

올레길이고,

모두가 아는 세재길 70km는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는 길이자

양반들간 세상사를 들을 수 있는 정보 길이다.

 

旅路여로란 말은

왠지 고단한 인생길, 가야만 하는 삶의 길 같은

좀은 무거운 생각들이 피어 오르지만

길 떠나기란 말은

다소 가벼운 , 해방감이라든가 , 새로운 만남이 주는 행복을

찾는 여행, 즐거움으로 맘을 들뜨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競爭으로 사방이 꽉 막혀 있어 동료가 멀게만 보이고,

다정해야할 이웃들이 경계의 눈 빛을 보여 올 때,

맘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섬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이 때 우리는 과감한 떠나기를 시도해야 한다.

떠남이 아니고 떠나기는 되돌아옴을 전제로 하는 말이리라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이다

현실이 막혀 있을 때 우리는 지혜를 얻기 위해 고전을 본다.

지식만으로는 각박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성이 필요하다.

오감이란 체험을 통해 소박한 내적 소리를 듣는 경험이 필요하다.

尋繹진역( 찾아 연구한다 )을 의미하는 溫온(따뜻함 ,감성)을

연고로 하면 능이 새롭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선인들이 삶의 경험에서 찾는 지혜는 작금에도 새롭다.

 

옛 길이란 예전에 선인들이 매일 다녔던 길이다.

그 곳을 우리는 굳이 生態길이라고 命名하지만,

사실은 숲으로 난길, 강길, 해변으로 난길,

역사가 있는 文化 길이다

한 때는 소통의 길로 사람과 달구지가 다니던 길이다.

포장이 안돼서 다니기가 불편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 낙엽과 잡풀로 잊혀져가던 길이다.

 

休息휴식을 파자해 보면 사람이 나무같은 것에 기대어서

자신의 맘속을 혜아려 보는 것이다.

우리는 바빠서 자신의 내면보기를 기피하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어쩌면 물질적인 풍족함에 가려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훤하게 펼쳐진 포장도로가 아니라 걸어서 가야하는 옛길

걷노라면 바람이 불어와도 땀이 나고 힘들어

잠시 쉬면서 자연과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다행히 같이 걷는 사람이 있어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소통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삶의 공간 ,

그래서 휴식으로 통하는 길,

편안한 친환경 트레킹 코스, 복원 옛길이다.

 

끝으로 박노해 詩人의 “길을 잃은 날의 지혜”라는

詩의 한마디 곁들어 적어 본다.

 

“ 인위적 有爲유위가 ... 아무리 아름답다고 한들

그것은 자연과 한참 동 떨어져 졌음을 알게 됩니다.

사람사는 세상 ... 모나고 둥글고 각지며 굴곡진

다양한 모습 그대로가 ... 사람사는 세상이었습니다.“

 

**

2009.10.14. 한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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