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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03-11-15) - Download #2 : , Download : 0 --> *** ** 그대 표표히 떠나고 길이 끝난 포구에 뱃고동이 운다 날을 세운 파도갈피 눈발이 내리 꽂힌다 먼 하늘에 날개 잃은 새 한 마리 얼어붙어 있다 떨어져 내린 깃털이 희끗희끗 시공(時空)을 가로지르는 속에 수평선 저 너머 어디선가 창백한 그대 피리소리 들리는 듯 내 귀..
차 한잔의 여유(03-11-10) - Download #2 : , Download : 0-->*****가을의 계단을 내리면긴 생각에 잠긴 시인의 애인처럼서울의 나무들은 고요해지고창을 열면 그늘에 살찐 서울의 여인들임자 없는 가을의 거미줄처럼 걸린가슴에가을이 샌다가을은 떠나는 계절그리워서 잠시 머무는 계절지금 평생 집을 가지지 않은 채 떠나는 벗이 있습니다지금 밤을 새워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는벗이 있습니다지금 낙엽이 바람에 날리는 길에 여기저기로구르는 벗이 있습니다... 계단에 내리면무수히 흐트러진 사람들의 발자취임자 없는 가을의 거미줄처럼 뚫린내 가슴에먼 시인의 애인처럼 가을이 걸린다   ** 시인 / 조병화**한 곳에 영원이 머물 수 없는 것이 삶의 조건인가시인은 삶의 유랑감 , 무상감에서 고독의 문제를 제기한다고독과  죽음의 이미..
차 한잔의 여유(03-11-06) - Download #2 : , Download : 0 --> *** ** 새는 몇 십년이나 될까 내 가슴에 집을 짓고 살았다 어느 날 칼날의 날개를 펴 둥지를 떠나고 말았다 빈집은 바람이 부는 날 울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 새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네 ** *** “ 새 ” / 황금찬 ** 시인의 삶은 정주의 삶이 아니라 유목의 삶이다 유목의 삶이란 ..
차 한잔의 여유(03-11-04) - Download #2 : , Download : 0 --> *** ** 하늘이 하도나 고요하시니 난초는 궁금해 꽃피는 거라 ** *** “ 난초 ”/ 서정주 ** 중국 문헌 “ 說文解字”에서는 난초를 향초 , 그리고 “本草經”에서는 향수 또는 향수초라고 하였드시 바람처럼 조용히 스며오는 은은한 난향의 상징성을 살펴보자 우선 난초는 그 꽃..
차 한잔의 여유) - Download #2 : 1067612078.jpg (48.6 KB), Download : 22 ** 위쪽 : 천부경 ** 하나로 시작하되 하나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세 번 변해간다 즉 삼절삼변(三節三變)한다 영원한 것이다 하늘이 첫 번째 생기고 둘째로 땅이 셋째로 사람이 생겼다( 즉 천.지.인 삼절이다) 하나가 열 가지로 변해도 결국 원(原)은 셋으로 화..
차 한잔의 여유(03-10-28) *** **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으로 한세상 견뎌 왔으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
차 한잔의 여유(03-10-11) ** 국화꽃 그늘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 *** “ 국화꽃 그늘을 빌려” / 시인 ..
차 한잔의 여유(03-09-29) - Download #2 : , Download : 0-->*****비행기의 날개에바람이 잘린다날개, 날개에지나간 시간들이 몰려와피를 흘리며 잘려 넘어진다소음 속에 집을 짓는다지나가는 햇빛을 꺽어다가둥주리를 틀고까치 한 마리소음 속의 공간을 헐어집을 짓고 목숨을 들여 놓는다살고져 하는 것은기어이 살아살아서 집을 짓는다***** “ 비행장 부근 ”/ 문효치**올해는 연중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리셨고 그리고태풍 매미가 할키고 간 자리가 너무도 아프다뒤를 이어 또 청정해안에 적조가 극성이다모든 것이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이루어지는 싸이클로되다보니 망둑이, 빵개, 조개로 가득 찼던 개벌 해안은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 왠만한 야산 골짜기는 가축분료로매워져 송사리 잡던 일은 멋진 추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너무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