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인근 야산을 등산할 때 다람쥐와 조우를 기대하던
기쁨도 이젠 어려운 일인 것 같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교외 숲이 있고 개울을 낀 산사 입구라면
그래도 눈에 띄던 귀여운 넘들이 이제는 거이 찾아 볼 수가
없는 것같아 왠지 섭섭하다.
나무숲이 좀 우거졌다고 보이는 오솔길로 들어서면
가지 위를 다니는 청설모도 보였는데 말이다
청설모는 ,서로 마주쳐도 왠지 서먹한 만남이지만,
우선, 거이 땅으로는 별로 내려와 다니지 않고
위에서 내려더 보며 사람을 경계하는 인상을 주며,
크기도 다람쥐의 몇배가 되며 털색깔도 탁한 편이다
잡식성인 것이 물에사는 수입산 배스와 연상이 되어
괜스레 미워했는 데 , 이청설모들도
요 근래에는 전혀 보이지 않으니 괜히 그리워진다..
쇠퇴해진 뉴타운사업을 대신하여
최근 동시다발적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진행되는 공사가
국민, 영구, 장기, 공공임대주택건설이다.
물론, 선전문구 처럼 무주택 저소득층인 도시근로자를 위해
국가재정과 국민주택기금을 투입하면서 소시민의 주택란
해결하기 위한 사업임은 잘 안다
그런데 문제는 이사업장소가 그동안 그토록 어려운 여건에도
개발금지로 유지되어온 수도권 그린벨트인데
현 정부의 주도하의 단기간에 해제되고
개발로 이어져 도시주변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있다.
생활터전을 급짝스레 빼앗긴 야생동물들의 입장은
주거지가 죽음의 사막화로 변하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메스컴에 한동안 시끄럽게 장식됐던 멧돼지 소동으로
산과는 거리가 먼 일반시민들도 숙지하리라 믿는다.
주택건설지에 버려진 개과나 고양이과의 동물들의
애생화로 인해 약한 야생동물은 생활주변이 불안했었는데 ,
오래동안 유지되어 오던 자연보호지역이 축소됨으로
이런 킬러 동물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 졌고
둘레길 건설과 더불어 등산이니 하이킹 붐을 타고
시민들의 왕래가 좁은 지역으로 몰리다 보니 이처럼
야생 동식물들은 살아갈 길이 막연해진다고 본다.
상수리나무가 자생하는 지역 야산으로 들어가 보면
예전과 달리 주민들의 왕래한 자취가 완연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상으로 들어난 나무뿌리 덩이를 보면서 말이다.
올해는 강한 태풍피해으로 인한 재해가
예년에 비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 한 것같다
연일 농작물 및 수산물 피해 사례가 텔레비전화면을
가득채운 날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지난번 한가위 , 추석명절은
풍요롭다거나 다복스러운 만남의 장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2003년에 찾아 왔던 태풍, 매미에 비교되듯
8월의 덴빈과 볼라벤, 그리고 9월의 산바 태풍이
예상 외로 시설작물과 수산물에 준 심한 피해와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인해 귀향했던 고향마을들이
초상집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잠긴 분위기였다.
도토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3년전 개천절 날 마니산 첨성단을
다녀오면서인 것 같다.
새벽에 차로 강화도로 건너가 정수사에 차를
파킹하고 등정했었다.
그날은 마침 첨성단의 출입금지
철제문도 열려져있고 모처럼 천신과 조상신에게
제대로 된 제단에서 제사를 올릴 수가 있었다.
하신길에 평소에 다니지 않는 코스인
정수사 뒤쪽인 급경사 지역으로 하산하게 되었다
돌아내리는 길옆에는 바위덩이가 많고
상수리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지반인데
그날따라 유난히 도토리가 눈에 많이 띄였다.
크기 모양 색깔도 많고 예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산 도중 바위에 앉아서 쉬면서 계곡이 주는 시원함과
고요를 즐기려는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우박
내리는 같이 들리고 낙하소리가 참으로 좋았다.
금년에는 몇 년 하던 사업을 잠시 접고 ,
좀은 힘에 겨운 컴퓨터디자인 학원을 다녀서
머리도 식힐 겸, 마을 근처에 있는 성라산 등산
산책 코스를 연장해서 너머 너머 주변 야산으로
반경을 넓혀서 다니고 있다.
그런데 태풍 영향인지 산 오솔길 주변에 있는
쓰러져 방치되어 있는 참나무가 좀 많았고
함께 떨어져 널려있는 떡갈나무 가지와 잎사이에 붙어있는
설익은 토토리송이들에 눈에 많이 띄어서
자연스레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평소에 막걸리 담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막걸리 박람회에도 찾아서 참석했었고,
야생초 효소도 작지만 반항아리는 담갔겠다
이쯤에 도토리 막걸리 담아보면 어떨가 하는 생각에
새벽 등산길 길섶을 살펴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떨어진 밤송이들은 꽤 보이는데, 생각외로
도토리는 별로 보이지않았다.
지난 몇 달 간은 자건거 추락사건이 연달아 일어나
아침에 산으로 가는 것을 지양하고
중고등학교 주변 근린공원에서 새벽운동을 해왔다
그런데 매일 공원에서 운동하노라면
주변 주민 아줌마들이 도토리를 줍는 모습이 보였다.
큰 나무밑을 걷다가 이따금 예쁜 도토리가 툭,하고
떨어지는 것을 보게되면, 그래 영 늦지는 않았구나,
한번 평소에 봐 두었던 야산에 가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문득 나서 실행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주변 야산 입구에 자건거를 세우고
올라가서 상수리나무 숲으로 들면 ,
특히 도토리가 있는 곳은 산딸기 줄기들이
엉켜있고 그것에 난 가시로 인해 통행이 어렵지만,
요즘은 찾는 주민의 발길이 잦아서 그런지
그런데로 다닐만도 하고,
일찍 가서 보면 줍지않은 도톨이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잘 줍게되서인지 줍는 맛도 좋고
귀엽고 앙증맞은 도토리가 보기에도 좋다.
날이 밝아오고, 태양빛이 북한산 위로 피어 오르면,
새벽 안개위로 보이는 아스라한 마을집들 모습,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긴 지하철 차량,
길게 뻗어간 녹슬은 철도길 철도목 너머 보이는
나무들 사이의 땡감나무 무리,
봉지를 뒤집어 쓰고 줄줄이 서있는 수숫대들도
참으로 정겹다.
그런데
뭔가 한 가지가 빠진 것이 있다
아침 일찍 떡갈나무가 좀 우거진 오솔길로 접어들면
여기저기 뛰어다니거나
앉아서 뭔가를 물고 있는 귀여운 다람쥐,
소나무 잣나무, 떡갈나무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저들끼리 놀기 바빠던
청설모다.
작년 이만 때 쯤이 었던가 ,
산책 도중 북한산 일출을 찍으려고
나무들이 성긴 위쪽 편에 서 있노라니
비가림 휴계시설이 있는 쪽에서 뚝. 뚝
뭔가 연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있어
자세히 봤더니 다람쥐가 자생하는 밤나무 가지위에서
밤송이를 떨어뜨리는 소리였다.
넘은 알밤송이를 위에서 떨어뜨리고 그 충격으로
가시 밤송이에서 알밤이 텨져 삐져나오면,
그 것을 한입씩 물어나르는 것이였다
다람쥐와 청설모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염려가 되는 것은
밤송이 도토리가 그냥 남아 있어서다
상수리나무나 밤나무가 쫌 빽빽한 곳에
들어가 봤더니,
밤송이에 알밤이 들어있는 채 비맞아
그냥 썩어가고 있고 ,
풀섶 사이에 떨어져 쌓인 크고 작은 도토리들이
변색되고 벌래에 먹히고 썩어가고있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연못과 오염된 개울,
힘없는 야생동물이 주거할 수 없는 정도로
나무들이 배여지고 여기저기 파혜쳐진 야산들,
도시화의 댓가치고는 해도 좀 지나치친 감이 많다.
물론 자본주의 , 자유경제주의 사조 하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다 보니,
기업은 환경평가 생태조사도 적당히 하고
지자제는 수익을 위해 유치한 공장과 축산시설들의
부실한 오폐수 정화시설도 눈감아 준다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기관의
신중하고 적절한 방식으로의 자연개발,
현세대의 요구에 너무 많을 비중을 두지않는
자연자원의 공평한 이용이라는 환경적 의무를 고려하는
개발정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는 특히 경제, 개발정책결정에서
사회 각층의 여론이 수렴되어 정형화된
환경적 의무의 설정, 해석, 그리고 적용의 절차를
수립하여 가지고 흔들림없이 국정을 시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스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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