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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각종 정보

부동산에도 작전세력 등장(재개발지역)

양평동에 "지분쪼개기" 세력 극성  평당 1천만원 급등

주도: 케이블 티비 전문가

방법: 유망지역 띄우고 원룸신축

양평 4~6가 건축허가 면적건만 55개


"케이블TV 잡지 등에 등장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서울 양평동 4~6가 일대에서 지분 쪼개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대학이나 현장답사단 강연 등을 통해 유망지역으로 띄우고 지분을 분할한 원룸을 팔고 있습니다. "(서울 양평동 B공인 대표)

초고층 개발가능한 한강변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양평동 일대가 '전문가 작전' 논란에 휩싸였다. 허름한 단독주택을 사들여 원룸신축 허가를 받은 뒤 분할해 파는 '지분 쪼개기'를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탓이다.

◆3.3㎥당 1000만원 상승

9일 양평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양평동 4~6가 일대엔 단독주택을 원룸으로 새로 지어 지분을 나눈 뒤 분양하는 지분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양평동 4가에선 한 집 건너 한 집이 신축 중일 정도로 쪼개기가 극심하다. 영등포구청은 양평유도정비구역 내 건축허가 건수가 올 들어 55건이라고 밝혔다. 유도정비구역 지정이라는 재료가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지분 쪼개기가 가능해진 8월 사이에 몰린 것이다.

지분 쪼개기를 위한 수요가 늘면서 양평동 일대 단독주택 지분값은 올 들어 서울시내 재개발 대상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올랐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D공인 관계자는 "작년 말 3.3㎡당 1200만~1300만원이던 노후 단독주택 값이 230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쪼갠 지분 판매에 전문가 명성 활용

양평동 일대 중개업소들이 '세력'으로 지목하는 전문가들은 컨설팅업체 P사장 ,Y사 J사장 등이다.

이들은 양평동 단독주택을 매입한 뒤 건축허가를 받아 원룸을 짓고 있다. 중개업소도 열었다. 이후 투자설명회,대학 강의,현장탐방단 등을 통해 양평동 일대가 유망하다며 선전하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투자자들에게 현지 중개업소를 통해 쪼갠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 A공인 관계자는 "강의를 듣고 현장을 찾은 주부들에게 대지 지분을 5평 전후로 나눠 3.3㎡당 3500만원 수준에 투자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J사장 등은 실제 잡지 기고나 강연에서 양평동을 유망투자처로 꼽고 있다. J사장은 한 잡지 인터뷰에서 "10년 뒤 한강변 프리미엄이 얼마로 평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다소 불편해도 지금 1억~2억원을 투자해 소형 빌라를 구입하면 10년 뒤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고층빌딩에 내 집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전이 아니라 투자 유망지역 소개라고 항변했다. 컨설팅업체 P사장은 "준공업지역인 양평동은 조합원 수가 적어 재개발 이익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하철역도 가까워 임대수요가 풍부하다"며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쪼갠 지분을 권했다"고 말했다.

◆"재개발 힘들다" 원주민들 반발

원주민과 현지 중개업소들은 반발하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원룸 신축을 계속 방치하면 건물노후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개발구역 지정이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양평동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모임'의 회원인 지관택씨는 "주민들이 신축을 제한해달라는 청원을 내고 있다"며 "개발계획이 발표됐더라도 예정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면 신축제한을 할 수 없게 하는 서울시 조례와 행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K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는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