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살면서 누구라도 시간 맞추어 차를 타는 일이 사람 사는 일과도 같은 것을 어디서 어떤 차를 타는 지는 다들 다르지만 돌아서면 금방 뒤차가 오는 도회의 정거장에서 타는 사람 하루에 한 두 번밖에 오지 않는 시골 정거장에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살면서 나는 늘 산굽이 돌아 먼지 속에 가물거리며 제 멋대로 오는 차를 기다렸다 한 대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을 듯 마음 조이며 기약 없이 기다렸다 어쩌다 운 좋게 차를 탓 다 해도 탄 차는 떠날 줄 몰랐다 차창 밖의 내가 모르는 세상 산아래 납작 엎드린 마을 버릴 것 다 버린 마음들 여울은 바쁘지 않게 흐르고 들꽃은 이름 없이도 아름답다 아무도 오지 않는 차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렇게 살면서도 내 아직 이 마을 사람이 못 되고 오지 않는 차 떠나지 않는 차에 마음 다치고 앉았다 이제는 더 이상 차 탈 일도 없어진 때 가슴 몇 군데 이 마을 담아 갈 양으로 처음 여유로운 마음 가지고 막차를 타러간다 어차피 늦을 차니까 산굽이 돌아 서있는 흙먼지 날리는 간이역에 막차는 이미 떠나 버렸다 그것도 정시에 마을 사람들은 차가 정시에 떠나는 일을 별일이라고 했다 살면서 나는 왜? 별일만 당할까 ** *** **** " 막차는 정시에 떠났다 " / 시인 이동건 늦은 봄 시외버스를 타고 오후의 시골길을 달리는 자신을 그려본다 서울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다니는 중 교육위원회에서 부임 재촉 요구서를 세번 받고 경남 시골길을 가는 중이다 지금은 왠만한 길은 포장되어 있지만 20년전만 해도 간선도로가 거이 비포장이다 길 양옆으로 심은 여름 코스모스 꽃이 유난히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합천만해도 부산 대구 ,대구 부산행 시외버스는 하루에 2회 정도였다 그러니 마을이 매우 조용했다 가로수 사이로 하이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버스는 마을주민은 물론 주말부부 교사에게는 설레임이 였다 버스가 제 시간에 맞추어 오면 놓칠 수도 있지만 대체로 늦게오고 느긋하게 떠난다 버스를 타는 일은 설레임이요 즐거움이며 희망이 었다 버스가 떠나버린 텅빈 버스 정거장 이제 더 버스 탈일이 없는 사람들 떠나 버린 차에 맘 다친 사람들 우리도 처움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가슴의 상처는 잊고 막차를 타러 가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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