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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나/난과 생활

춘란에 캡씌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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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고
달은 높은데

대청의 한란 한 분
안방 창호지에
꿈결인 듯 비추이네

달빛 받아
그림자 드리운
난 잎의
그윽한 선

어둠에 누워
바라 보니
나도 없는 듯

고요 속의
선이네

** “ 난 그림자 ”/ 박서혜
**
오늘은 춘란의 꽃 봉우리에 씌우는 캡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자생지에 10월에서 11월 정도에 지난 여름에 성장한 신아를
보러 가면 떨어진 낙엽 속에  파묻혀 있는 춘란의 꽃망울을
보게 되는 데 이것은 단순히 월동을 위한 자연의 현상을 떠나
우리가 인공적으로 꽃을 씌어 꽃 색을 좋게 하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현상에서도 잘 관찰하여 보면, 쌓인 낙엽이 지나치거나
너무 마르거나 , 너무 습하면 꽃망울은 영낙없이 썩어 버리고
만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할 적에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꽃망울을 씌우면 좋은 점을 보자

첫째, 캡을 씌우면 꽃망울이 잘 보호된다.
캡을 씌운 것은 안 씌운 것 보다는 훨씬 꽃망울이 건실하고
커져 있는 것을 나중에 볼 수가 있다.
그러니까 캡을 씌우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둘째, 꽃의 색깔을 잘 보호해준다.
종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춘란의 꽃은 매우
가변적이어서 환경이 조금만 달라지면 금방 변해버린다.
가령 소심이라 하더라도 갭을 씌운 것이 훨씬 선명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더구나 캡을 씌우지 않고 광선이 그대로 꽃망울에 비치면
꽃망울에 동화작용이 일어나서 초록색이 많아 진다.
캡을 씌어 놓으면 광선이 안 들어 가니까 , 어두운 녹색이
생기지 않고 꽃색이 깨끗하게 된다는 것이다.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색화 기대주의 경우
좀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데 , 11월 말부터 색갈이 들어
가기 시작하는데  그 이전에 색깔이 파랗게 들어가게 되면
만족할만한 색깔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셋째, 꽃대를 높게 올리는데 다소 역할을 한다.
실제적으로 캡을 씌어보면 꽃대가 높게 올라 가는 데
꽃대의 높이도 관상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꽃대를 씌울 때 생기는 문제점을 생각해보자
캡 용으로 우리는 산 태, 수태, 종이 캡, 포일캡을 사용하는데
나름대로 문제점이 있다. 산 태는 한번 삶아서 써야 하는 데
그냥 쓰면  달팽이가 생겨서 두고두고 고생한다.
수태는 너무 빨리 마르거나 수분 조절이 어려워 과습 우려가
많고, 종이 갭은 가끔 말라버리거나, 끝이 벌어져 광선이 들어
가 버리고, 포일 캡은 너무 늦게 벗기게 되면 꽃잎이 원래
모습과 다르게 수선변이나 죽변으로 변해져 있다.

그러나 어렵게 춘란에 캡을 씌우는 간단한 문제로만 색화가
만족스럽게 피는 것은 아니다.
캡도 캡이지만 그 이전에 비료를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
비료를 많이 하게 되면 자연히 동화작용이 활발해져, 꽃에
녹색이 진하게  든다는 것은 식물생리에 일반적인 일이다.
그래서 좋은 색화를 피우게 하는 것은 질소비료를 nf이고
잿물 같은 알카리성 비료를 가끔 뿌려주어야 한다.
그 다음은  온도를 높혀 주지 말아야한다.
이 것 역시 동화작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색화 뿐만 아니라 춘란을 제대로 꽃피우게 하려면 겨울에
썹씨 4~5도 정도 차게 관리해야 하는데 아파트에서는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부부금슬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아파트에 사는 난 인에게 마즈막 임무임을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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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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