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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을 없애 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교역하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부 간 서명 후에도 진통과 수정을 거듭한 끝에 다시 한번 타결되었다. 아직도 마지막 관문인 양국 의회의 비준 동의 절차가 남아 있으나 한·미 양국의 분위기와 시각, 손익 계산은 사뭇 달라 보인다. 정부 간 서명이 이루어진 지 3년 반 만에 수정 타결된 한·미 FTA를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단순히 한국에 대한 수출을 늘려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촌에서의 경쟁력과 슈퍼파워를 유지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미 FTA의 추가 협상이 워싱턴에서 타결되자 논란이 재점화된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환영·지지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다. 대표적 반대파들이었던 포드자동차,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모두 반색하며 지지파로 돌아섰다. 협상 타결 다음 날인 지난 12월4일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하고 돌아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토요일 오후임에도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대동하고 나와 한·미 FTA의 타결은 “윈윈 합의이다”라고 치하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건 출신으로 그동안 한·미 FTA를 앞장서서 반대해온 현 하원 세입위원장인 민주당의 샌더 레빈 하원의원과 차기 하원 세입위원장인 공화당의 데이브 캠프 하원의원은 동시에 지지 입장으로 돌아섰다. 미국 산업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 온 포드자동차 마저 환영과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축산업계 등 반대파는 소수에 그쳐 물론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얻어내지 못한 데 대해, 상원에서 FTA를 주관할 상원재무위원장인 민주당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 등과 미국 축산업계는 실망감과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나 반대파들은 이제 소수에 그치고 있다. 특히 보커스 의원은 상원 비준 동의를 좌우할 키를 쥐고 있어 벌써 백악관이 그에 대한 설득 작업에 착수했는데,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출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한·미 FTA를 결사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워싱턴 협상이 타결되자마자 미국측이 기대하고 있는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 미국은 우선 FTA가 발효되면 대다수 관세가 즉시 반감되거나 철폐되고 5년 내에 전체 관세의 95%는 없어져 가격 인하에 따른 수출 증가, 수출 관련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막대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한·미 FTA가 시행되면 미국 상품 수출이 한 해에 1백10억 달러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한국과의 무역 적자는 현재 1백10억 달러에서 33억~40억 달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09년 미국은 한국에 2백86억 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3백92억 달러 어치를 수입해 1백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은 특히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는 서비스 교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은 지금도 한국과의 서비스 교역에서는 71억 달러의 흑자를 보고 있다. 백악관은 FTA에 따라 금융 재정·정보통신·에너지·환경 등 서비스 분야의 한국 시장이 5천6백억 달러 규모라며 미국에게는 ‘황금 밭’이 될 것이라고 잔뜩 고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를 통해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미국민들에게 외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미 FTA는 경제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정치·외교적 성과까지 ‘일거삼득’을 노리는 야심찬 청사진의 열쇠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대 난제는 미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오바마는 8천억 달러의 경기 부양 자금을 풀고도 일자리 창출이 저조해 10%에 육박하는 실업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11·2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는 사태까지 겪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출에 눈을 돌린 것이다. 오바마는 지난 5월부터 미국의 수출을 2015년까지 5년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천명했다. 미국 수출을 2009년 현재 1조5천7백억 달러에서 2014년 말에는 3조1천4백억 달러로 배가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걸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수출을 5년 내에 배가시키면 미국 내에서 2백만명의 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의 첫 출발점을 바로 한·미 FTA로 삼은 것이다. 나아가 백악관은 수출 배가에 필요한 환태평양자유무역지대 구축도 한·미 FTA 덕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한·미 FTA를 계기로 내년 7월1일 발효되는 한국과 유럽연합 간의 FTA와 중국의 팽창 전략 등으로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활력과 자신감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를 내년 중에 발효시켜 수출 배가 정책을 가시화시키고 대규모 일자리 창출까지 실현시킴으로써 2012년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야심을 은연 중 드러내고 있다. ‘효과 미미’ 전망과 FTA 의미 퇴색 등 비판도
하지만 오바마의 야심과 스타일, 그의 능력이 통할지는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상당수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판단력, 정치 협상력, 외교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웅변은 화려한데 과감성이 부족해 행동은 굼뜨고 성과가 미흡하다는 혹평을 받아왔다. 특히 미국이 얻어낸 자동차 분야의 추가 양보가 실제적으로는 그다지 큰 효과를 내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시장이 좀 더 열리더라도 미국 자동차가 자동으로 많이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은 3년 반 전에 정부 간 서명까지 마친 한·미 FTA를 수정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이며 이번 최종 타결에서도 오히려 자유무역을 늦추는 방안을 집어넣은 것이기 때문에 FTA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혹평도 듣고 있다. 변화를 외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이제는 코스 변경의 요구를 받고 흔들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과연 한·미 FTA가 경제·정치·외교적으로 재도약해 재선 가도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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