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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나/나의 이야기

차 한잔의 여유(0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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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 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혜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 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은
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
눔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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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 아름다운 건 ”/ 시인 김정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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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후 상으로 어제가 仲秋 추분이었다
낮과 밤이 길이가 같고 여름이 비로소 물러가고
동면하는 벌래들이 구멍을 파기 시작한단다

오늘은 강화도 고려산 동서 횡단로를 달려 봤다
혹시 야생 구절초,  개미취, 들국화 꽃밭을 보고 싶은
맘으로 , 그런데 도로주변은 너무도 변해있었다

긴 장마로 밭 주변 곡식과 채소 과일나무들은 온통
제 빛깔을 뽐내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냥 시들어버린 나뭇잎이나 넝쿨은 빛이 바래있었다

어쩌든 계절이 찾아온 들녘은 가을빛이 역력했다
소슬바람 부는 가을 들녘에 서면 왠지 삶을 되돌아
보게된다.
비바람에 시달리고 온갖 벌레에 상처 입어 떨어진
낙엽처럼, 기쁨보다는 괴로움으로 점철된 보내버린
수많은 날들, 산다는 것이  태어날 때부터 우리
인생에게 주어진 크나큰 권리지만 , 한편  멍애로
이 삶을 위해 이토록 힘들게 일하고 싸워야 하는가

인간에게 주어진 天命는 120년이라고 한다
우주의 1년, 해가 황도를 1회 공전하는 기간이다
천명을 다 수하는 생명이 얼마나 되랴마는
이 다해가는 생명이며 마음인 나는 사실상 내가
아니며 생명이 마음이 아니라고 하는 데
시간과 공간이란 만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나
영원히 살아있는 나 물질이 아닌 나의 또 하나의

삶을 위해 이 가을 참된 나에게 절대자유를 찾아
주는 구도의 길을 찾아 보자

岸樹井藤(안수정등: 불교설화속 인간 삶)에 나오는
幻 속의 나그네의 삶을 주려고 멏 억겁만의 기회를
인간인 우리에게 부여하지는 않았으리라
어려운 이삶이 또 하나의 삶에 디딤돌의 역활을
할 수있도록 이 가을 맘과 몸을 추수리자

不離兒聞緣  불리아문연
超然登佛地  초연등불지
떠나지 않는 삶 속에서
온갖 것 듣고 보며 깨달아야 한다

보는 것도 마음이고
보여지는 것도 마음이며
그 보여지는 것을 판단하는 것도
마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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