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증상>
주로 조직이 연한 어린잎(신초)에 많이 나타난다. 작고 흰(투명한) 반점으로 시작되며, 병이 진전되면 병반은 합쳐져 커지고 결국은 조직이 괴사되어 갈색반점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병징사진 3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어린잎은 말라죽기도 하며 성옆은 지저분한 갈색무늬로 나타나기도 한다. 난 포기를 잘 죽이지는 않으나 수세를 약화시키고 정상적인 생장을 방해하므로 생장과 꽃이 불량해지고 잎에 나타난 반점은 조금씩 확대되어 관상미를 크게 떨어뜨린다(병징사진 2).
<병명 및 병원균>
병원균은 사진에 나타난 세균으로 배양기상에서 자라는 형태와 병 증상으로 판단할 때 Burkholderia cepacia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명명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실험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시일이 더 필요하다. 본 세균에 의한 춘란병해는 보고된 바 없으므로 아직 공식적인 병명이 없으나 한국식물병리학회에 '춘란세균성점무늬병(細菌性斑點病, bacterial leaf spot)'으로 명명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발생생태>
고온다습시에 피해가 크지만 난이 자라 신아가 나오는 시기부터 전 생육기에 발생한다. 세균은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번식과 침입이 가능하며 건조에는 매우 약하다. 물 주기를 할 때 물방울과 함께 튀어서 주변의 건전한 난으로 전파된다. 병원균은 토양서식 세균으로 토양으로부터 혹은 산채묘로부터 난실로 오염된다.
세균은 난에 생긴 상처나 기공 및 수공 등 조직이 열린 부분으로만 침입하는데, 금년과 같이 비온 날이 많고 온도가 예년에 비해 낮으며(1.5-2.0℃ 정도) 일조가 부족하여 흐린 날이 많은 경우에는 공기 중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세균은 단독으로 토양이나 공기 중에 잘 살아남지 못하지만 뭉쳐져 덩어리가 되면 상당히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으며 병든 식물체의 조직(물관부) 내에서 식물이 죽지 않는한 계속적으로 살아남는다. 따라서, 적절히 방제하지 않을 경우 노근난님의 경우처럼 전체 난실로 번져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방제방법>
모든 세균병은 항생제(마이신)가 방제전문 약제이며 구리(Cu)를 포함한 동제(銅製)가 보호제로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마이신류(스트렙토마이신)와 동제는 식물에 약해를 일으킬 우려가 매우 높은 것이 단점이다. 본 '춘란세균성반점병'의 방제 전문농약은 없으며 어떤 농약이 가장 효과적일지 아직 확신 할 수 없다.
우선 난사모님들께 추천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농약은 '바리문'(=아문다, 용마루, 한우물)과 '일품'이다. 노근난님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 농약을 7-10일 간격으로 번갈아 가면서 각각 2회씩(총 4회) 흠뻑 살포관주하면 더 이상의 병 진전은 막을 수 있고 내년부터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재배를 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두 농약에 의한 약해발생의 우려가 없다면, 내년 신아가 올라오는 4-5월부터 다시 2-3회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난사모님들의 애란 중 세균성반점병이 발생되는 경우에는 상기 두 자지 농약 중 한 가지로 2-3회 방제해야만 건전한 난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일품'은 배추, 고추, 담배에 발생하는 '무름병', '반점세균병', '줄기속마름병' 등의 세균병 방제 전문농약으로 마이신이 아니기 때문에 약해의 우려가 다소 낮고 침투이행성으로 치료효과도 조금은 기대할 수 있다. '바리문(=아문다, 용마루, 한우물 등)'은 곰팡이에 의한 벼잎짚무늬마름병(문고병) 방제 전문농약이면서 배추, 복숭아, 감자에 발생하는 각 종 세균병 방제 전문농약으로도 등록되어 있으므로 일부 곰팡이병과 반점세균병을 동시에 방제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고찰>
난의 잎 조직은 다른 식물에 비해 매우 조밀하고 단단하므로 세균성반점병과 같은 병해는 흔하게 발생하지 않고 병이 급속히 진행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정확한 병의 원인을 모르고 적절히 방제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병원균은 계속적으로 증가되어 난실 전체에 만연되어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송구한 말씀이나 좋은 연구재료를 제공해 주신 노근난님께 감사 드리고 모든 난사모님들께서 연구정보와 자료를 저에게 제공해 주시길 당부 드림니다. 모든 연구결과는 난사모님들과 공유해서 즐란의 항상심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삶과 나/난과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