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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나/숲해설

서민과 함께 살아온 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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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과 함께 살아온 참나무

 

오늘은 여러분과 오랜 엣날부터 우리의 이웃으로 삶의 애환을 함께 살아온

참나무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나무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및 상록성 교목을 총칭합니다.

긍정적 의미인 접두사 참- 이 붙은 것만 봐도 쓰임새가 많은 나무 같지요

참나무의 학명인 Quercus 는 켈트어의 quer(질이 좋은)cuez(목재)

합성어로 목재의 질이 좋은 나무란 뜻입니다.

 

너도밤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도토리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500-6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한반도에서는 마지막 빙하기(~15,000년전)가 지나고,

참나무 숲이 번창했던 신생대 4기 충적세에 속하는 2400만년 전부터 자생했다고

합니다.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6가지 낙엽수종은 참나무 6형제로 잘 알려져 있고,

외래한 졸가시나무를 포함해, 가시나무 6종도 상록수종 도토리나무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낙엽수종 도토리나무 중 굴참나무는 강원도 강능. 울진을 중심으로,

신갈나무, 갈참나무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상수리, 갈참.졸참나무는 경북.충북

중부지방 이남으로 분포되어 있고 , 상록수종인 가시나무속 종은 남해안 지방,

다도해, 그리도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상록수종 / blog.daum.net/낙은재 발췌


여기서 가시란 떡갈나무의미를 떠나서 도토리처럼 생긴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로

상록성 도토리의 다른 표현으로 일본에서도 쓰인답니다.

 

생물학적으로 영장류인 인간이 생존을 위한 3대 욕구 측면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간을 포레스트쿠스라고도 한다 이유로 숲에서 태어나 숲에 의존하면서 살다가

기후변화로 숲에서 나와서는 숲을 투쟁을 대상으로 삼고 문명을 일구었고, 자연이

생산해낸 에너지와 양분을 이기적으로 인간에게만 집중시키면서도 숲을 그리워하는

영장류이기 때문이다.

forest() 란 단어의 어원은 foris(바깥)으로 숲은 마치 무법과 암흑세계로 보고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무자비하게 파괴해버려 다른 생물도 살 수 없고

이대로 가다가는 인간도 존재할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언덕 위의 참나무는 들판을 보고 열매를 맺는다.” 든가

밤꽃이 필 때에는 딸네집도 가지마라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조금만 돌아서 가겠습니다.

동백꽃 아시죠, 겨울 아침에 동백꽃 숲을 고느적하게 걸어 본 분들도 계시죠

꽃은 알다시피 식물의 생식기입니다.

식물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성생식도 하지만 집단적 안전을 위해 수분과정

(암술에 꽃가루를 접종하는 것)을 거칩니다. 에너지가 굉장히 소모되는 일입니다.

동백꽃은 동박새가 수분해주는 조매화인 반면 소나무와 같이 참나무도 풍매화로

많은 꽃가루를 만들어 바람에 날려 그것이 암술에 도착 수정받도록 날씨가 좋고

바람이 잘 불어 주어야 합니다. 개화기에 비가 온다면 곤란해지겠지요.



그러나 만일 참나무가 꽃피는 봄철에 가뭄으로 계속해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그 해 논농사는 흉작으로 살림이 억세게 어려워졌답니다 ,대신에 참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려 도토리 덕을 봤지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시절은 농번기로 먹을

양식이 태부족 부모가 찾아와도 드릴 것이 없는 궁핍한 처지라 아예 방문하지 말라

는 속담입니다. 불과 60년 전까지의 우리의 선조들과 당대의 이웃 이야기이며,

보릿고개 굶주림을 통해 얻은 경험담이며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도토리를 줍는 아낙네들의 노래를 옮겨봅니다

" 도톨밤 도톨밤 참밤이 아니련만/ 어느누가 도톨밤이라 이름지었나/

  차보다도 쓰디쓴 맛에 거무죽죽한 빛깔/ 그래도 주린 배 채워보려는데

  이런 것도 없구나 / 나무등걸 붙잡고 원숭이처럼 재주부리네 /

  퇴약볕 한나절 내내 주워도 광주리에 차지않아/ 쭈그려 앉으니

  주린 창자가 꼬르륵하네/ 계곡에 울려퍼지는 신음소리 괴롭고 슬프고나."

고맙게도,

참나무 중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꽃가루가 암꽃의 맡씨구멍(주공)에 도달되어

발아하여 꽃가루관을 내고 정자가 씨방에 도달 수정되기까지 13개월이 소요되어

익년 가을에 익으니, 도토리를 2년 달고 있어 다른 1년생 도토리와 함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 번갈아가며 우리에게 도토리를 재공해 주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구황식물로서의 도토리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오며, 혹자는

38번 보인다고 합니다, 한 예를 들면 , 세종 6(1424) 왕이

흉년을 대비하여 도토리를 충분히 비축하라 고 명하시며,

구황식물로 대호(大戶: 40(한양) 혹은 50(지방)이상 소유자)에게는 60,

중호는 40, 하호에게는 30석씩을 배당하고, 병조에게 남산, 모악산, 인왕산에서

소나무가 성긴 곳을 찾아 잣나무와 참나무을 심을 것을 명하다 라는 기록이

있고, 민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는 정조 18(1749)에 있었던 갑인 흉년에

제주에서도 한발로 기근이 심해 모두가 굶주림에 시달릴 때

양반집 계집종이 지금의 한라산 중턱에 있던 물참나무 도토리를 주어 죽을 쑤어

주인을 살렸다 했고, 사실 이곳 참나무의 많은 결실이 마을에 공을 세워서

송덕수로 명명됐고 그 후 매년 마을제사를 받으며 500년을 넘는 수령을

자랑하며 등산로 옆에 서있다. 물참나무는 졸참나무와 신갈나무의 교잡종이다.


 

                                            송덕수(물참나무)


20년이 넘는 참나무 수간은 잘려서 표고버섯 재배에 쓰이는 데 조직이 치밀하여

5년 이상 사용되고도 가루로 만들어져 가축 사육장 바닥에 쓰인다.

그리고 떡갈나무 잎의 경우는 정유로 휘발성 물질인 테르펜이의 한 종류인 알파-

피넨이 많이 들어 있어 전에는 귀한 쌀로 만드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부자재로 사용되어 왔다.

중세 이전 유럽에서는 숲의 가치는 사육되는 돼지의 수로 계산되었다고 합니다

즉 방목하는 돼지는 풀도 먹겠지만 참나무 숲의 도토리를 먹고 자란다고 생각했고

더해서 돼지는 주식인 햄으로 가공되어 팔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귀족들의 수렵원인 사냥터인 foresta에서 forest란 단어가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특히 소나무는 사대부를 상징하는 귀한 나무로 여겨져 조정은

소나무 보호를 위해 금산. 봉산제도를 시행하면서까지 이 종을 육성시켰다.

한말에 나라가 기울어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의한 과도한 남벌을 당하지 않았고

내전인 6.25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작금에 전국 산천의 수림이 어떤 형태일까 하는

상상도 해보지만, 그러했다고 그 영향으로 그 후 정부의 조림사업에서도

참나무를 잡목으로 대하는 접근방식은 지양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참나무는 한반도 구석기에는 점말동굴 등에서 땔감으로 사용한 흔적이,

신석기. 청동기에 출토된 집터나 화덕에서 갈돌과 함께 갈판으로 쓴 유물이,

BC5 세기 백제 사비성 부여 궁납지에서는 삽자루로 , 풍납토성에는

건축에 쓰인 기둥으로 , 초기 가야의유물로 창녕시 다호리에서는

목관으로도 출토가 된다.

고려시대는 말할 것 없고 , 삼국시대 이전에도 참나무는 건축에 50%

이상 사용되었다고 보고 되고 있다. 길어져서 줄이지만,

깊은 산골에는 너와집(소나무.전나무 껍질)많았다, 그 중 굴피(굴참나무)은

잘 썩지 않아 지붕재료로는 최상위였다.


 

다시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로 돌아갑니다.

근래의 국내 도토리의 생산량과 수요량 그리고 그 쓰임새를 알아봤습니다.

산림청이 지난 2012년도 발간한 임업통계연보의 자료에 의하면 연간 도토리

수요량은 5년 평균 14,000~15,000톤 이며, 자급률 5% 정도로

거의 수입으로 수요량을 충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식생활이 좋아진 근래에는 도토리는 주로 별식으로 먹고 있으나 약의 재료로

많이 쓰이고 연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토리의 약 성분인 아콘산과 탄닌산은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 무기물 배출에 특히

좋고 모세혈관을 활성화시켜 위와 장에 좋으며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골다공증과

신장결석에도 특효라고 합니다.

 

도토리의 소비자는 사람 이외에 또 누가 또 있죠 ?

, 멧돼지, 고라니, 다람쥐, 청서, 어치 등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혹시, 산새인 어치가 참나무 번식에 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습니까

마을에는 까치, 강가에는 물까치가 있다면 숲에는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영리한 어치라는 흔한 텃새가 있습니다.



개구리 , 쥐까지도 잡아먹는 잡식성인 어치는 집까치처럼 숲에 낮선 동물이

나타나면 숲속 생물들에게 큰 소리로 지져 알려주는 역할을 많아 합니다.

그런데 어치가 참나무 번식에 다람쥐를 앞지르는 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어치도 겨울 먹이용으로 도토리를 저장합니다. 문제는 다람쥐는 짧은

겨울잠을 자기 전후 지상에 이동 간 발자취를 남겨서 창고는 물론 먹다 남긴

것도 다른 동물에게 먹히는 반면 어치는 날개가 있어서 이산 저산 높낮이를

불문하고 옮겨 놓는다는 것, 한 번에 적지 않은 양을 목에 넣고 옮기며, 한 창고에

저장한 도토리는 일주일 정도만 먹고 떠난답니다. 신갈나무가 높은 곳에 번식이

가능한 것도 이해가 되지요, 해안가 참나무는 주로 들쥐의 덕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돌봄 없이도 잘 자라고 산불에도 강한 참나무도 열매나 수간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곤충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거위벌레와 광릉긴나무좀벌레의 피해를 잠깐 알려드리겠습니다.

초여름이 되면 등산로나 공원에서 덜 익은 도토리가 달린 체 가지와 함께 떨어진

도토리나무를 드물지 않게 보시겠지만, 사실 그 것을 떨어뜨린 성충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성충이 몸길이는 1cm 미만으로 날개색이 적색 혹은 흑색으로 변이가 큽니다.


                                  거위벌레


이런 곤충 중에 가장 치명적인 것이 광릉나무좀발레입니다.


                                   광릉긴나무좀벌레


크기가 4-5mm 미만인 이 작은 바구미 같은 좀벌레가 참나무 심재부를 식해한

후 산란하면서 라파렐리아 곰팡이균을 옮겨 나무에 시드름병을 발생시킵니다.


                                     좀벌레진입공


2004년 성남에서 처음 발병됐으며, 지금은 전국적으로 퍼지는 양상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재작년 5월 대량 포획장치로 잡아보니 참나무 한 그루당

3500~15,000 마리가 나왔고, 수도권에서의 피해면적이 무려 2,000ha

달했다고 하는데 국립과학원에서 직접 구제에 나섰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평소 남달리 참나무에 관심이 많아 참나무 숲쟁이를 만나면 기억해 두었다

가능한 자주 찾아갑니다.

지난 가을 고양시 한미산 중턱에 자리잡은 천년 고찰 흥국사를 방문했었습니다.

상수리 노거수를 보러갔는데 , 운좋게 사찰을 감싸안은 참나무 숲쟁이를 만났

습니다. 혹시 숲쟁이란 말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마을 사람들이 만든 생명의 인공숲을 말합니다.

재작년에는 경기도 양평군 칠읍산에도 여러번 다녀왔습니다. 조림지인 참나무

숲을 보려구요. 우리와 같이 숲을 좋아하는 게르만민족의 후손, 독일에 유명한

트리베크 임 슈바르트발트가 있다면 우리에겐 숲쟁이 마을숲이 있습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개발이란 경제적인 이유로 마을 뒤에 있던 울창한 참나무숲이 

사리지고 있지만, 어져튼 인상적인 것은 사찰 뒤쪽에 수령이 250년 된 고목과

이를 둘러싼 울창한 상수리나무 숲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참나무 숲!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시켜주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주는 생명의 숲을 만든다면

도시 곳곳에 도시숲을 만든다면 공해와 산불에 강하면서도 유달리 많은 종류의

야생생물들이 찾고 또 그 것들을 품어 줄 수있는 수종 참나무, 우리 서민의 삶과

밀접하게 애환을 같이 해온 참나무가 도시산림문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18.1.19. 한바다.

 

 참고도서

우리나라나무이야기    박영하 2004 도서출판 이비컴

숲이 들려준 이야기    김기원 2004 효령출판

계절별 나무생태도감  오찬진 2017 푸른행복

숲이 희망이다           유연화  2005  책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