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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최후잔류 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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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돌파구' 마지막 갈림길
우리측 전원철수 막은 北의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개성공단에 남은 '최후 7인'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3월분 근로자 임금 지급, 밀린 세금 납부 등을 요구함에 따라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에는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우리측 인원 7명이 남게 됐다.

명목상 이들이 남은 이유는 북측 노동자의 3월분 임금 지급 등 미지급금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한 협의를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의 잔류 자체가 남북간 대화의 지속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 남북, 개성공단 정상화 막판 협의 가능성

애초 계획대로 29일에 남은 우리측 인원 50명이 전부 철수했다면 현 시점에서 남북을 잇는 인적·물적 채널은 끊길 뻔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측과 협의를 도맡았던 홍 위원장을 비롯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실무자 5명이 남아 있음으로써 남북은 당분간 대면 협의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현지에 남은 나머지 인원 2명은 통신을 담당하는 KT 직원이다. 이들의 잔류 결정으로 완전 단절이 예정됐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연결하는 연락망 1개 회선이 29일 저녁 늦게 다시 연결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미지급금 정산 문제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진심으로 개성공단을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한미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시점(30일)을 계기로 조심스럽게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30일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호응해서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북한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 지급 문제와 관련, "개성공단의 미래에 비해서 액수가 큰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간 대화는 언제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문제로 삼아온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연습(FE)이 끝나는 날이라는 점에서 대화 분위기가 살아날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잔류 인원을 통한 협의 목표에 대해 "기본적으로 당국의 목표는 개성공단 정상화에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 우리측 전원철수 막은 北 의도도 주목

북한이 우리 인력의 완전 철수를 막은 배경도 관심이다.

북한이 정말 개성공단을 버리기 위해서 마지막 청산 절차를 염두에 두고 '돈' 챙기기에 나섰는지, 남측과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임금지급 문제를 명분으로 최소한의 남측 인력 잔류를 원했는지 여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그동안 우리 정부 내에서는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진심을 알아볼 수 있는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독수리연습 종료 이후에도 북한이 강경 입장을 꺾지 않는다면 북한은 개성공단을 포기하겠다는 큰 그림 속에서 준비된 시나리오 속에서 대남공세를 이어간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새로운 기류를 모색하는 징후가 감지될 경우 개성공단 문제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저런 생각 모두 예측밖에 안 되는 것"이라면서 "지켜보자"고 말을 아꼈다.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