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영양관리
난이 한창 자라는 시기다. 그만큼 적절한 영양공급이 따라주어야 한다. 여름철 시비는 기본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애란인들이 많다. 물론 아주 더운 혹서기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난이 한창 자라는 초여름과 장마기 동안은 농도를 아주 묽게 희석해 엽수를 주는 식으로 시비를 하는 것이 좋다. 전혀 무비료로 보낸다는 것은 한창 자라는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좋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하는 시비는 난에게 덕보다는 실이 많다.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실시해야 한다. 먼저 초여름 시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내에서 발생하는 비료장해를 피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때문에 그동안 치비로 유기질 고형비료를 올려두었다면 걷어내는 것이 좋다.
최근 일부 비료는 걷어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유기질 고형비료는 아무리 완벽하게 발효분해된 것이라도 비료 덩어리 전체가 난이 곧바로 흡수할 수 있는 영양소는 아니다. 이 비료덩어리 가운데는 아직도 몇 단계는 더 발효분해 과정을 거쳐야 난에 이용될 수 있는 미분해 유기물이 있다. 그런데 이런 덩어리가 물에 풀려서 분 안으로 흘러들게 되면 장마철이나 혹서기 동안 관수 직후의 높은 분내 수분과 고온이 합쳐져 결국 부패하게 되고 가장 흔한 증상인 가스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동양란을 배양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영양을 공급하는 시비이다. 많은 비료들이 일반 토양을 전제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난배양토의 특성상 가능한 저농도로 주의해서 주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또한 유기질 비료에서 발효분해 자체를 중요시 하는 것도 발효분해 산물인 여러 아미노산을 비롯한 영양소는 그대로 난에 곧바로 흡수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사용하는 유기질 비료는 제작과정의 길고 짧음을 떠나 비료 재료가 되는 유기질이 일차분해 과정을 마친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반드시 미분해 유기물이 있다.
유기질 비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수분을 제거해 말려 두는 것도 변질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용할 때는 배양토의 특성을 고려해 물에 울궈 영양소가 녹아나오게 한 다음 미분해 유기물은 침전시켜 가능한 완전히 제거한 상태의 액비로 만들어 묽은 농도로 엽면시비 또는 토양시비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화장토 위에 올려두는 유기질 고형비료의 단점은 어떤 형식으로든 미분해 유기물이 분내로 흘러든다는 데에 있다. 유기질 비료가 효과가 좋은 것은 분해산물이 관수를 하면서 함께 녹아 분 속으로 들어가면서 뿌리를 통해 곧바로 흡수된다는 점인데 이 때 미분해 유기물도 함께 분 속으로 흘러 드는 것이다.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주 화장토를 갈아주라고도 하지만 안전한 방법은 아니다.
장마기간이나 이달 중순까지는 기존의 농도보다 1∼2배 묽게 희석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엽면을 통해 줄 때는 가능한 영양이 서서히 흡수되도록 바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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