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던 김 스테파노가 운명했다 그에게는 십자고상과 겉이 다 닮은 가죽성경 벗어 놓은 전자시계에서 풀려나간 무진장한 시간이 전부였다 그가 나간 하늘 뒷길 쪽으로 창문이 무심히 열린 채 덜컹거린다 한평생 그에게 시달렸던 쑥부쟁이 꽃들이 따사로은 햇볕 속 상장(喪章)들을 달고 흔들리는 조객(弔客)이 필요없는 평화로운 곳 ** *** “ 창 ” / 시인 노향림 ** 안녕하세요 무더운 날씨에 키우시는 난들도 안녕하나요 오늘도 세 번째로 노향임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시인의 시를 보면 한마디 한마디 말이 화석이 되어 아무런 가식없이 A4 용지에 고정되는 느낌입니다 수사의 삶은 스님의 그 것만큼이나 절제되고 단순 그자체입니다. 즉 조용하고 깨끗한 하나의 삶의 끝을 “운명했다” 로 표현합니다. 요즘은 전자시계를 꼬마들도 사용합니다 아주 값싼 시계를 쓰던 주인이 시간의 차원을 벗어나니 , 시계도 시보를 알리던 일에서 해방됩니다 “ 시계에서 풀려나간 무진장한 시간 ” “하늘 뒷길로 열린 창문은” 이승으로부터 잠시동안 외출인 듯 무심이 적혀있는 적막의 소묘입니다 살아생전 가꾸던 쑥부쟁이 꽃들이 상장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습니다 한 수사가 남긴 이승의 빈자리를 기교나 감정이 개입없이 담백하게 적혀져 있습니다 삶의 적막이 시인의 삶의 양태를 보여 주는 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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