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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각종 정보

전원 주택지

[출발!전원생활] 택리지에서 배우는 좋은 전원주택지

아시아경제 | 김경래 | 입력 2010.08.02 10:01

 




조선시대의 인문지리지인 택리지에는 집터를 잡을 때 중요하게 고려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고려사항은 지리다. 지리를 볼 때는 수구를 우선 보고 들판의 형세, 산의 모양, 흙의 빛깔 등을 보라고 했다. 수구가 닫혀 있는 곳이 좋지만 산간 마을에서처럼 수구만 닫히고 들판이 없으면 좋지 않다고 했다. 물이 좋은 곳이라야 하는데 토질이 사토로 굵고 촘촘하면 물이 맑고 차다고 했다. 진흙이나 찰흙, 검은 자갈로 된 토질보다 훨씬 좋은 곳이 사토로 만들어진 땅이라고 했다.

이런 곳은 재해가 없고 따뜻하며 병해가 없다. 여름에는 물로 인한 재해를 걱정해야 하고 추운 곳이라면 겨울나기가 힘들고 연료비 부담도 많다.

택리지에서는 북두칠성을 볼 수 없는 곳에 터를 잡으면 살기 힘들다고 했다. 밤에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들이 주변을 가로막고 있는 좁은 터라면 하루 종일 해를 보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살기 좋은 터가 못되는 것이다.

햇살이 잘 드는 따뜻한 터가 건강에도 좋고 연료비도 아낄 수 있는 살기 좋은 곳이다.

두 번째로 보아야 할 것으로 생리(生利)를 들었다.

아무리 좋은 지리라하더라도 먹고 살 것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 일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고,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는 터를 잡으라는 것이다.

셋째로 든 것은 인심이다.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아야 편안하게 살 수 있다 했다. 마을마다 인심이 다르다. 터를 잡기 전에 충분히 살펴볼 일이다.

넷째는 산수다. 가까운 곳에 산책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산수가 있는 땅이 좋다.
택리지에서 집터를 고를 때 주의 깊게 볼 것으로 든 네 가지 내용은, 지금도 전원주택 터를 고를 때도 필수 검토사항이다.

하지만 요즘 전원주택지를 고르는 사람들을 보면, 이 네 가지 중 산수에만 집착 하는 경향이 많다. 뛰어나 경치를 우선하다보니 결국 살기엔 불편한 땅을 고른다.

정선 임계란 곳에 가면, 조선시대 이자란 이가 은퇴 후 한양을 떠나와 살던 봉산이란 마을이 있다. 주변에 경치가 수려한 곳들이 많은데 이자는 앞에 들판이 펼쳐져 있고 뒤는 야산이 감싼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경치만 놓고 보면 그저 평범한 터다.

이곳에 살면서 그는 약 10리 정도 떨어진 곳 정자를 지었다. 정자에서 본 아홉 가지 경치가 아름답다 하여 구미정이라 했다. 드라마, 영화 촬영을 할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만약 지금 전원주택지를 고른다면 정자가 있는 주변 지역을 최고로 칠 것이다.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사람들은 햇살이 잘 들고 진입하기 편리한 곳에 살림집을 짓고 살면서 경관이 좋은 곳에는 정자를 지어놓고 산책을 하며 즐겼다.

전원생활의 터로 경치가 좋은 곳이 물론 좋다. 하지만 시골에서 좋은 경치는 자동차로, 혹은 걸어서 조금만 이동을 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치 좋은 곳을 고집하면 살기 편한 터를 놓칠 수 있다.

그것이 택리지에서 이르는 터 잡기의 요령이며 요즘 전원주택지로 살기 좋은 터를 고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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