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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나를 깨우는 부지런한 새들
가끔은 편지대신
이슬 묻은 깃털 한 개
나의 창가에 두고 가는 새들
단순함, 투명함, 간결함으로
나의 삶을 떠받쳐 준
고마운 새들
새는 늘 떠날 준비를 하고
나는 늘 남아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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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 / 수녀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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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근본적 속성은 만남(사랑)과 이별,
생성(탄생)과 소멸로 표시되는
이원적인 물과 불로 표상되었으며,
삶의 이미지는 뱀이 제 꼬리를 물고 있는
동그라미 꼴로 현상화 되었음을 보여 준다
뱀의 기어가는 모습에서 물의 흐름(水)을
입에서 뻗어 나오는 혀에서 불꽃(火)을 옛 선인들은 봤다
뱀은 먹는 것과 관계되는 삶의 원초적인 기능으로
상징화 되었는데 삶이라는 것이 근원적으로 다른 피조물을
먹는 행위, 먹고 먹히는 사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에덴동산에서 살던 꿈같은 낙원은 시간에
무지하고 대극( 삶과 죽음, 선과 악 등)에 무지한
순진무구한 상태의 메타포(비유)일 따름으로 보여졌다.
그곳에는 시간도 없고 , 탄생과 죽음이 없는 곳으로
결과적으로 삶 또한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독수리가 영적인 비상을 의미했다면
뱀은 땅에 붙어사는 동물을 표상했으므로
만물이 이원적인 시공이 장에서
뱀은 신화 속에서 시간의 장 , 죽음의 장에서
영원한 생명력으로 거듭 남의 상징으로 등장되었다.
신화는 우리에게 이원성의 이면에는 일원성의 세계가
있어서 대극이 서로 꼬리를 물고 있음을 암시함으로
그것은 인간의 마음과 잔혹한 삶의 조건을 화해시키는
수단이 된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 속에 존재하는 영원한 삶의 조건과
그 조건에 관련된 우리 현세적 삶의 현장을 꿈꾸게 함으로
의식적인 삶을 지탱시켜주는 동시에 마음과 몸을
조화시키며 내적인 삶의 길로 안내해 준다.
인간은 시간의 수갑에 채워진 수인이라 곧잘 비유된다.
시간 속에서 태어나 시간의 포로가 되어 살다가
마침내는 시간 밖으로 내던져져 쓸쓸히 사라져갈
시간의 존재라고
그러나 인간은 자연의 본원적인 적막에 대비되는
인간의 생태적 고독,
즉 뿌리 깊은 삶의 외로움을 갖고 사는
섬 같은 존재지만 허망한 시간의 존재라고 만 보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엄숙한 과정이다.
삶 자체가 상처이듯
바다가 기르는 상처인 외로움과 그리움의 상징인
섬에는 기다림이 있다.
기다림은 성장의 과정이요 성숙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며 절차로 그것은 어떤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라
확신있는 신뢰이다.
섬에는 차안과 피안을 이어주는 배가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룻배처럼 낡아가지만
누군가를 무었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섬에는 영적인 비상을 꿈꾸는 새가 있다.
새는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만들며
농사를 짓거나 다람쥐처럼 재화를 모아두는 곡간을 갖고
있지 않치만 항시 비상 속에 산다.
우리는 새의 비상에서 게으름피지 않고 , 초조하거나
서두름 없이 , 내가 좋아하는 일에 중단과
쉼 없이 정진하는 정신의 내면적 추수를 ,
맑고 바른 마음을 배운다
시인은 “새”에서 사랑의 의미를 발견한다
새에 투영된 / 단순함 / 투명감 / 간결함 / 을 보고
소박하고 진실되며 꾸밈없는 삶을 통해
뜨거운 신앙을 표현했으며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아쉬움과 목마름으로
인간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 2004.5.12.
2023.9.29. 한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