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나의 이야기

차 한잔의 여유(주상관매도 /08-09-15)

한바다123 2009. 8. 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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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水에 배를 띄어 가는 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가 물이로다
此中에 老眼에 뵈는 꽃은 안개 속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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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禽日來非有約 野花無種自生香
산금일내비유약 야화무종자생향

산새가 날아오나 기약이 있어서가 아니오
들꽃은 심지 않았어도 절로 향을 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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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는 사능, 호가 단원인 이조 정조왕 때 화가인
단원 김홍도(1745~1806)의 舟上觀梅圖를 감상하자

단원이 이조 삼원 중 하나인 화원임을 알고 있으나
시와 악기를 잘 다루는 예술가임은 잘 모르고 있다
역사 사전을 찾아 보면 사대부가 아닌 중인 출신으로
초현실적인 삶을 살아 살림이 풍족치 못했다고 한다

단원의 스승인 강세황의 “단원기”에
“감홍도는 성품이 거문고와 대금의 전아한 음악을
좋아하여 매번 꽃피고 달밝은 저녁이면 때때로
한 두 곡조를 희롱하여 스스로 즐겼다
음률에 두루 밝았으며 거문고, 젓대며 시와 문장도
그 묘를 다하여 풍유가 호탕하였다“고 쓰여 있단다

단원은 나이 40(1784년)에 경상도 안동에서
찰방(역장+우체국장 지방관)을 지냈고 후에
연풍현감까지 올랐다고 한다
찰방시절에는 관찰사, 군수등과 어울려 시와 풍류를
즐겼다고 하며 1788년에는 정조로부터 화가로서
어명(금강산을 그리는)도 받았다고 한다

주상관매도로 가자
화제(畵題)에 老年花以霧中看
    “ 늙은 나이에 뵈는 꽃은 안개 속을 보는 듯 하다”
라고 적혀 있다
그림을 보면  허공속에 희미하게 떠오른 언덕
그리고 꽃나무도 신기루 같다
언덕과 꽃나무는 그림속의 노인이 바라보는 풍경이
화폭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시적인 공간감각이 탁월하게 표현되었다
어쩌면 단원 자신의 노년을 산수화에 옮겼다고 할까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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