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늘도 바람은 불고/
/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 그 하늘 아래 거리언 마는/
/ 아무리 찾으려 해도 없는 얼굴이여/
/ 바람이 센 오늘도 더욱 더 그리워/
/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그리움 “ 유치환”
**
세상에는
만남의 인사가 존재하고 그와는 반대로 헤어짐의
인사가 존재한다.
각각의 경우 적절한 인사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살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 우리는
따뜻하고 마음어린 만남의 인사는 열심히 주고받지만
헤어질 때는 변변히 말 한 마디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진정한 예의 , 진정한 배려는
헤어질 때 발현하는 것이라 말 할 수 있겠다.
이제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 모르지만,
하여 그 만남관계에서 얻는 이점에 대한
기대도 가질 수 없지만
순수하게 상대에게 마음으로 인사를 전한다는 것,
그래서 더 더욱 말하기 힘든 것이 작별인사 이고,
변변한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헤어진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잘 가라고 잘 있으라
한마디만 해주었다면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작별인사가 없어 맺지 못하는 관계를
살아가면서 몇 개나 안고 가는지
세상에서는 반드시 잊지 않고 해야 할 두 마디 말이 있다면
‘미안하다’, ‘사랑한다’ 일 것이다.
사과를 받지 않고는 낫지 않는 상처가 있다.
말하지 않고는 깊이 전해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이 두 마디로 인해 생겨나는 감정들이 있다.
안도와 이해
용서와 사랑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넘어가는 건
우리들의 만남이 어쩌면 너무 가볍거나,
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혹은 이제 다시 만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일까
그래서
작별인사 한 마디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가 미안해하고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를 갈라놓는 이외의 사건들이 생긴다 해도
후회하고 아파하지 않도록 헤어질 때는
성심을 다해 “안녕”이라고 말해야 한다.
아버지를 배신하면서 까지 사랑을 택한 여자
그러나 완벽하게 버림받는 슬픔과 좌절을
맛본 여자
해양왕국 크레타 미노스왕의 공주 아리아드네 Ariadne가
있습니다.
고대 최초의 해양문명( 크레타= 미노스= 미노아문명 BC3000~1100년)의
번영과 멸망을 이야기하는 그리스신화이나 1900년 영국의 고고학자,
‘아더 에반스’의 발굴로 그 실체가 드러난 크노소스 궁전과 내부 미로
에 얽힌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됐다.
주연인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신들의 제왕
제우스가 소로 변해 납치해서 범한 페니키아 공주 에우로페와의 소생,
미노스의 왕비 파시파에 Pasiphae는 대양신 오케아노스의 딸이고,
전사 테세우스 Theseus는 아테네왕 아이게우스가 델포이 신탁에서
받은 비밀을 안 친구 트로이젠왕, 현인 피테우스가 그를 술취하게 만들어
그의 딸 아이트라와 동침께 해서 얻은 아테네 왕가측은 모르는 왕자였다,
제우스와 해라의 아들 헤파이토스의 혈통을 이어받은 다이달로스 Daedalus,
제우스가 테베왕 카드보스의 딸 세멜레를 취해 얻은 자식으로 모친은
해라의 꼬임으로 제우스의 진모습을 보는 순간 타 죽임을 당했고 본인은
제우스의 넓적다리 속에서 자란 별명이 리베르(자유)인 디오니소스 Dionysos.
미노스가 성장하여 크레타의 왕위 경쟁을 하게 되었을 때,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기도를 올려 자신을 도와달라고 했고
그 응답으로 포세이돈은 누가 봐도
미노스가 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할 정도로
아름다운 흰 황소를 한 마리 보내주었다.
황소 덕택에 왕이 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결국은 미노스왕의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나타난다. 욕심이 생긴 것.
참으로 탐나는 황소를 죽여 포세이돈에게 바치자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던지
미노스는 다른 소를 잡아 제사를 올린다.
그리고 포세이돈은 약속을 어긴 댓가로 미노스 왕의 아내 파시파에가
포세이돈이 보낸 흰 황소를 사랑하게끔 마법을 건다.
<파사파에 여왕과 다이달로스 >
포세이돈의 황소에 연정을 품던 왕비 파시파에는
마침 시기 때문에 조카를 죽이고 아테네로부터 피신해온
다이달로스에게 부탁하여 나무와 가죽으로 암소를 만들게 해서
그 속에 들어가 황소와 관계를 맺고 수태하여 자식을 낳으니
황소의 머리와 인간의 몸 , 황소꼬리와 발굽를 가진
반인반우半人半牛 , 미노타우르스 Minotaurs다.
왕비를 사랑한 미노스왕은 이 괴물을 죽이지 않고 명장 다이달로스에게
명해 크노소스 궁전 옆에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궁전 라버린토스 ,
labyrinth를 짓게 하여 그 속에 가두어 살게 했다.
미노스의 왕자 안드로게우스가 아테네의 경기에 참가하여 사고로 죽게
되자 미노스왕은 이를 핑계로 아테네를 무력으로 공략하여 아테네로
하여금 매년 공물을 바치는 것에 더해 9년 마다 남녀 각각 7명씩의
인간공물도 바치게 했으니 미노스왕은 이들은 라버린토스에 집어넣어
괴물 미노타우르스의 먹이가 되게 했다는 것(제사의 재물로 씀).
갖은 모험을 거치고 아테네로 돌아온 테세우스는 아비인
아이게우스가 아들의 징표로 남긴 칼과 신발을 보이고 왕자의 신분을
찾은 후 , 바다의 신 포세이톤의 상징이며 징표인 흰 황소와 관계로
크레타 섬 파시파에 여왕이 낳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임무를
수행하여 아테네왕권 확립과 주위 도시국가의 세력을 통합하려 한다.
<아리아드네 공주와 테세우스>
크레타 섬에 가는 아테네 조공 팀에 섞여 도착한 전사 테세우스는
영화 007시리즈 처럼 미인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그를 보고 한눈에
반한 언니 아리아드네 공주는 부친을 배신하고 자매인 파이드라와 함께
공모하여 다이달로스의 조언을 받아 왕자가 실타래를 갖고 미궁에 들어가
괴물을 죽이고 무사히 빠져나오게 한다.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루스 >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는 함께 아테네로 돌아가는 도중 공주의
심한 배 멀미로 항해상의 낙소스 섬에 잠시 기항하게 되는 데
운명처럼 공주가 상륙하자 마자 갑자기 폭풍이 불어
테세우스의 배는 공주를 남겨놓고 떠나가게 된다.
황망 중에 성공하면 검은 돛 대신 흰 돛을 달고 귀향하기로 한
약속도 잊고 돌아오는 아들의 배를 보고
절망한 아테네왕 아이게우스 Aigeus는 아이가이 바다에 투신해
죽는다. 이 바다가 현재의 에게 해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후에 크레타 왕 미노스가 죽고 데우칼리온 왕자가 왕위를 계승 후
아리아드네의 자매인 파이드라 공주는 강력해진 아테네 테세우스 왕과
정략적 결혼을 하게 된다. 한편 낙소스 섬에 남겨진
언니 아리아드네 공주는 자기의 슬픈 운명을 체념하여
죽음을 동경하며 다 죽게되어 고통스럽게 잠을 청하고 있을 즈음
사랑의 신 디오니소스가 거두어 준다.
명장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르스를 죽게 만든 꾀를 공주에게 준 것이
미노스왕에게 밝혀져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미궁에 갇히게 되자.
밀납과 새의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 입고 크레타 섬을 비상 탈출하게 되고
시실리로 가는 도중 아들 이카로스는 사모스 섬 근처에 떨어져 죽는다.
잠깐 정리하여
황소( 바다의 신 포세이톤을 상징하는 해양문화)를 숭상했던
에게문명( 청동기문명)이 그리스문명(철기문명)으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대변환의 시기를 묘사하는 이 그리스신화는
세부적으로 나뉘어 보면
키클라데스제도 크레타 섬 중심의 남방계 에게 해 주민(펠라스고이인)이
이룬 전기 미노스문명(BC3000년 ~ )의 번영기와
후기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북방계 미케네 문명(BC1600 ~ BC1100
트로이전쟁의 원인 헬레네 남편 메넬라오스가 통치한 나라 미케네)인
후기 청동기와 철기 도시국가 (동방계인 원주민 아테네인과
도리아인인 서방계인 스파르타인 )들의 전성기의 서사이다.
BC1100년 경 인도 유럽어족인 북방계 도리아인들의 본격적인
남하로 미노타우르스문명은 철기로 대체되어 종말(폐허)을 맞게 된다.
< 크노소스 궁정 벽화 >
모신족의 계보를 보면 만물이 여신 에우리노메 Eurynome 는
북풍을 잡아 손으로 비벼 커다란 뱀(오피온)을 만들고 뱀과 몸을
합쳐 세상 만물을 만들었다.
제우스도 결합하여 삼미신도 낳았다한다.
뱀은 자신이 창조자라고 우겨서 나중에 여신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제우스 고향도 크레타 섬의 디케산이다
그레타세계에서 뱀은 신성한 존재며 황소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신화에 나오는 황소는 유럽에서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진실한 사랑은 아마도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들의 영역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화는 삶의 경험담으로 우리에게 내면으로 들어가는 길을 가르쳐준
다고 ‘ 죠지 켐벨’이 말했다.
그는 신화는 인간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꿈으로 정의한다.
그에 의하면 신화는 인간의 여러 문제를 상징적으로 재현하고
있고 의식의 기반에 되는 꿈이라고 했다.
사랑이란 자연의 지닌 미지의 힘, 다스릴 수 없는 야성,
세상이 머무름 없이 머무는 바닷가라면
사랑은 바람(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 , 꽃과 같은 것
마치 저수지의 물이 흘러나와 논밭의 곡식을 살찌우 듯
우리의 삶속에 있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현대에도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왜냐면 그 것은 이미 흘러가 버린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평생 한사람만 사랑하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랑이 변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꿈같은 사랑이 얼마나 될까
원했던 , 원치 않았던 사랑이건
운명 같은 만남으로 질곡을 헤매는 사람이 그 얼마인가
만남이 주는 향기로운 속삭임에 귀가 멀고
꽃다운 모습에서 눈이 멀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
이별은 바람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
이별할 준비의 시간도 없이 사라지는 최악인 이별은
예고 없는 이별이다.
하여 마음속의 그 사랑의 빈자리는 시간이 흘러도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앞으로의 삶속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침에 눈을 떠도 작별 없이 버려졌던 과거의 기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언젠가 있을 수 있는 슬픈 이별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매일 매일
우리는 두 마디 “미안해” “사랑해”를 마지막 인사로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헤어진다고 해서 옆에 없다고 해서
잊어지는 것이 아니며,
사랑하지 않는 다는 건 아니므로
과거의 상처가
평범한 삶을 침범하지 않도록
슬픈 이별이란 간직하고 싶은 데 잊어야만 하고
곁에 두고 보고 싶은데 다시는 볼 수 없음이요
그리워해야 함이 아닌 그 이름을 지워야하는 경우도 많다
시간이 흘러 아픔은 조금씩 잊혀버리겠지만
사랑했던 추억과 행복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내 마음 어디인가 흔적으로 남아 있기에..
**
<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
2014.6.23. 한바다.
'삶과 나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속도로 보복운전 예방과 운전자 준칙 (0) | 2015.07.12 |
---|---|
콩쥐외 팥쥐 이야기 (0) | 2014.09.08 |
소만과 농경 (0) | 2014.05.22 |
세월호 참사 이후 (0) | 2014.05.08 |
춘분 맞이 (0) | 2014.03.23 |